지금 크라쿠프에 머무른 지 2주 차이다.
숙소가 이전 유대인 지구였던 Kazimierz 카지미에르즈 지역으로 올드타운에서 살짝 벗어난 지역이다.
오늘 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길거리 음식을 먹어보고, 조금 걸어서 크라쿠프 전경을 볼 수 있는 krakus mound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Kazimierz 카지미에르즈
과거 오랜 역사를 지닌 유대인 지구였던 이곳은 현재 인디 갤러리와 빈티지 상점, 맛집, 펍 등으로 유명한 지역이 되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이동하면 Corpus Christi Basilica라는 큰 성당이 나온다.
성당 내부도 웅장하고 날씨가 좋은 날 정원도 한 번 걸어볼 만한 곳이다.
성당을 지나 3분 정도 걸으면 바로 폴란드식 피자 zapienkanki(자피엔칸키, 자피엔칸카)를 맛볼 수 있다.
Okrąglak이라는 실외 푸드코트로 이동하면 된다.
12시 정도가 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서 먹기 시작한다.
실외푸드코트라서 자리가 있진 않고 대부분 피자를 사서 서서 먹는다.
사이즈는 라지와 스몰 사이즈 단 두 가지이다.
한 명이서 라지를 먹으면 식사가 되고, 스몰 사이즈는 다른 음식과 함께 먹어도 될 정도의 양이다.
메뉴는 20가지가 넘고, 소스는 2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라지 사이즈 기준으로 14~25 PLN으로 4,000~6,500원 정도면 맛볼 수 있다.
우리는 6번 FARMERSKA 라지 사이즈를 주문하였고, 소스는 갈릭과 스위트 칠리를 주문하였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기에 소스는 최대한 무난한 것으로 주문하였다.
3~5분 정도 기다리면 음식을 주는 데 우선 사이즈에 놀란다.
세로로 길게 반으로 가른 바게트 빵 위에 엄청난 양의 토핑과 소스 그리고 쪽파를 얹어준 자피엔카키가 나왔다.
길이는 대충만 봐도 30cm는 넘는 것 같다.
맛은 자주 방문할 정도의 맛이다. 아마도 크라쿠프를 떠나기 전까지 2~3번은 더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쉽게 표현하기에는 우리나라 스타일의 토핑 많은 피자 맛이었다.
그리고 바게트가 부드럽고 담백하여 입천장이 까지거나 하는 위험 부담은 전혀 없다.
오히려 아래 면이 모두 바게트의 겉면이라 더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밤에 오면 이렇게 사람이 더 많고 활기찬 느낌이 나긴 하지만, 웨이팅을 해야 할 수 있다.
낮에 오는 게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Judah Food Market이다.
오늘은 폴란드 길거리 음식을 먹고 싶어 나온 날이므로 먹방 여행이기 때문에 이곳을 방문하였다.
밤에 지나쳤을 때는 사람 한 가득에 앉아 있을 곳도 없었는데, 낮에는 좀 여유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우리가 주문한 후 2~3분 정도도 흐르지 않아 만석으로 자리가 가득 찼다.
우리는 역시나 동유럽 답게 감자튀김 라지 사이즈와 크라쿠프식 풀드 포크 버거를 주문하였다.
감자튀김 라지 사이즈는 18 PLN (6,000원 정도)으로 소스 한 개를 선택할 수 있어서 살사 마요네즈를 선택하였다.
풀드 포크 버거는 길거리 음식치고는 조금 비싸서 오리지널 28 PLN (9,000원)를 주문하였다.
감자튀김은 주문이 들어가면 바로 튀겨주는 시스템이라 5분 정도 후에 나왔다.
역시나 갓 튀긴 감자튀김은 배신하지 않는다. 살사 마요네즈와 소스와 어울렸고, 두껍게 썰은 감자가 식감도 좋았다.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어떤 음식과 함께 먹어도 어울리는 것이 감자튀김이다.
크라쿠프식 풀드 포크 버거는 미국식 풀드 포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리지널은 달달하고 짭조름한 돼지고기 장조림을 담백한 빵 사이에 가득 채워 피클만 무심하게 넣어 먹는 맛이다.
고기에 진심인 유럽 인심답게 고기 양은 정말 엄청났다. 스테이크로 따지자면 두 덩이는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위에만 얹어준 게 아니라 빵 끝까지 고기를 엄청 많이 넣어주었다.
입이 큰 나에게도 한 입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사이즈로 넣어준 걸 보면 가격이 아깝지는 않다.
다 먹고 산책을 하다가 새똥을 맞아 잠시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쉬다가 나왔다.
나오자마자 바로 간 곳은 또 먹는 곳!
Pracownia Cukiernicza 폴란드 전통 아이스크림 가게를 방문하였다.
집 근처이기도 하고, 전통 아이스크림이 궁금하여 먹어보았다.
한 스쿱에 5 PLZ(1,600원) 정도로 주변 어느 곳보다 저렴하고 맛 리뷰도 가장 좋은 곳이다.
맛에는 바닐라, 초코+견과류, 견과류+말린 과일, 블루베리, 산딸기, 딸기, 라즈베리, 망고, 커피가 있었다.
과일을 직접 넣어 만든다고 하여 기대했는데, 정말 그대로의 맛이다.
과일과 크림을 함께 갈아 얼린 맛으로 과일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딸기 맛은 달달한 맛보다는 과일 특유의 향과 새콤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초코도 너무 달지 않았고, 넛츠가 상당히 많이 있어서 덜 단 배스킨라빈스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먹는 맛이었다.
위에는 사람이 1 스쿱용 콘이라 아이스크림이 예쁘게 담겼지만, 아래 사진은 1 스쿱용 콘이 없는 저녁시간이라 큰 콘에다 담다 보니 아이스크림이 괜히 덜 담긴 느낌이다 ㅎㅎ
첫 번째 갔을 때는 여유 있는 시간대에 방문하여 사람이 없어서 '많이 줬나?'라는 생각을 해보았는데, 역시나 오해였다. 정량은 그대로 지켜주신다.
점심 즈음에는 줄을 서지 않아도 여유 있게 주문하고 먹을 수 있지만, 5시 이후로 가니 줄을 서서 먹어야 했다.
하지만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라 웨이팅이 길진 않으니 어느 시간대에 가더라도 금방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을 수 있다. 단지 특정 인기 있는 메뉴가 다 팔려 없을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다리를 넘어가니 이전에 나치에 의해 만들어진 getto 지역을 지나가게 되었다.
특히 유대인이 처형당하고, 수용소로 가기 전 대기 장소로 쓰였던 Plac Bohaterów Getta(Jewish Ghetto Memorial)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수많은 의자가 있었다.
의자가 상징하는 것이 유대인들의 삶과 죽음, 그들에게 행해질 참혹한 행위 이전에 기다림을 표현한다고 한다. 그 당시의 유대인들이 느꼈을 슬픔, 두려움을 추모할 수 있도록 이렇게 큰 공간을 만든 것이 인상 깊었다.
간혹 이 의미를 모르는 몇몇 관광객들이 앉아서 쉬지만 이는 좋지 않은 행동으로 보인다.
역사적 장소를 뒤로하고, 크라쿠프를 한눈에 담기 위해 Krakus mound로 이동하였다.
15~2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곳으로, 고대 크라쿠프 왕국을 건설했다는 신화적 인물인 Krakus왕의 무덤이다.
왕의 전설 중 하나가 그의 두 아들이 언덕을 만들어 그 꼭대기에 묻었다는 것이다.
이 인물에 대해서는 많은 기록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무덤보다는 언덕의 개념이 더 강한 느낌이다.
이런 언덕길을 찾으면 잘 도착한 것이다.
7시 즈음 도착하였는데,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 수많은 커플을 볼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낮에는 사람이 거의 없고, 저녁 6시가 넘어서면 붐비는 곳이라고 한다.
저녁노을의 낭만을 즐기는 명소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뒤편으로는 무덤이 보인다.
무덤 위에 오르니 그제야 크라쿠프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뾰족하게 솟은 수많은 성당과 빨간 지붕 등을 보며 다시 한번 폴란드에 왔음을 느낀다.
항상 이런 높은 곳에 올라 탁 트인 전망을 보면 해외에 왔음을 실감한다.
여름이라 노을을 보기까지 1시간을 넘게 기다리고 있어야 해서 노을까지는 보지 못하고 내려왔다.
돗자리랑 맥주, 과자 같은 것을 가져오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주전부리와 깔고 앉을 만한 것이 있었다면 노을까지 볼 수 있었을 걸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왕 늦게 나온 김에 폴란드 크라쿠프의 밤을 즐기기로 하였다.
크라쿠프의 여름은 해가 정말 늦게 지다 보니 8시가 넘어도 어둑어둑해지지 않는다.
9시가 넘어서야 어두워지는 데, 대부분의 식당과 펍, 카페 등이 11시까지 운영하다 보니 전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8시에는 거의 모든 펍이 만석이라 들어갈 곳은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
이왕이면 크라쿠프의 펍을 즐기고 싶었지만, 겨우겨우 다니다 찾은 와인바를 들어가게 되었다.
NOTO wine bar에 들어가 맥주 2잔과 저녁을 대신해 줄 빵과 살라미, 초리조 등이 있는 플래터를 주문하였다.
맥주는 piwozad라는 폴란드 맥주를 주문하였다.
적당한 산미와 향이 있어서 목 넘김이 좋은 맥주였고, 작은 양조장에서 만드는 맥주라서 많은 곳에서 찾아보긴 어려운 맥주 같았다.
플래터에 나온 살라미, 하몽 등의 소시지들은 대부분 우리가 아는 맛이었다. 하지만 양이 충분하였고, 말린 토마토가 같이 나와 느끼함을 잡아 주었다.
하이라이트는 빵과 함께 나온 발사믹 식초였다. 근 몇 년간 먹어봤던 발사믹 식초 중 가장 맛있지 않았나 기억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시큼하고 달달한 단순한 맛의 발사믹 식초가 아니라 은은한 단 맛과 묵직한 향, 상큼함까지 더한 발사믹 식초가 있어서 다른 안주들이 더 맛있게 느껴질 정도였다.
각자 접시에 덜을 수 있도록 해주는 데, 평소 잘 먹지도 않던 발사믹을 거의 3번 정도 부어먹었다.
빵과도 궁합이 너무 잘 어울려서 발사믹 식초 사진을 찍어 다음에 구매할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여행자로서 밤을 잘 즐기는 편은 아니다 보니 오래간만에 이런 분위기를 내는 것도 행복한 여행이었다.
10시가 넘어선 시간이었지만 길거리에 사람도 많고, 아직 오픈한 가게도 많아서 밤에 다니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이렇게 크라쿠프 동네 여행을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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